'해품달'의 젊은 왕 이훤(김수현)은 첫사랑인 세자빈 연우를 잊지 못하면서도 연우와 닮은 무녀 월(한가인)을 마음에 품는다. 연우라 불리던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월도 훤을 향한 마음을 어찌하지 못한다. '겨울연가'에서도 그랬다.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민형이란 이름으로 살고 있던 준상(배용준)은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유진(최지우)을 사랑하고, 유진도 그가 첫사랑 준상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를 사랑하게 된다. '해품달'의 양명(정일우)과 '겨울연가'의 상혁(박용하)처럼 사랑받지 못한 채 뒷모습만 바라보는 캐릭터도 나온다. 이들의 사랑 또한 절박하지만 결국엔 두 남녀의 사랑에 기여한다는 것도 같다. 운명같은 첫사랑 판타지는 이렇게 완성된다.
또한 '해품달'에서 환영을 겪던 월은 세자빈 시절의 추억이 서려 있는 은월각에서 기억을 모두 되찾는다. '겨울연가' 준상도 배운 적 없는 피아노곡을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플래시백을 시작한다.
심지어 잠행을 나간 훤이 상선내관 형선(정은표)을 따돌리기 위해 눈사람을 만들어오라 하명한 것을 보고, '겨울연가'의 그 유명한 '눈사람'을 떠올렸다는 얘기도 보인다. '겨울연가'의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가 '해품달'의 제작사이기도 하니, 이쯤 되면 '평행이론'이 성립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다.